오래 사진을 해오고 사진을 좋아하다보니 사진 한장을 보고 많은걸 보고 느껴요.
복작복작하고 떠들썩했던 공간에 적막이 흐르면 묘한 감정이 느껴지곤 합니다.
소노펠리체니깐 이 시점에 두 분이 저기 계단에 서있다는건 이미 하객분들은 식사를 끝내고 다 떠나신 시점일거에요.
하객들이 떠나 텅 비고 고요한 식장로비, 멀리서 벽을 넘어 작게 들려오는 연회장 식기 정리하는 소리, 그것보다 조금 더 작게 들리는 신부님 드레스 쓸리는 소리.
화병의 꽃 구성과 뒤에 놓인 서큐레이터를 보니 늦여름에서 초가을쯤 될까요.
저쯤이면 한 낮의 복사열이 적당히 식어있을 것 같아요. 고스란히 느껴지는 초가을의 실내온도, 적당한 건조함,
인사를 끝내고 모든 예식절차가 끝나 적당히 긴장이 풀려 살짝 나른해진 신랑님과 신부님의 기분과 그리고 그걸 찍고 있는 저희 작가님들 감정들까지
사진 한 장에 전해지는 진심이라는게 보이거든요.
참 신부님이 저희 사진 좋아한다고 예약해주셨는데 사진 찍히시는걸 좋아하고 예식을 잘 즐기셨구나,
그리고 굳이 끝까지 남아서 하나라도 더 찍어드리려 남아있는걸보니 부대표님도 저희 신랑신부님을 참 좋아했구나 하는.
사진 한 장에 참 많은게 보여요.
제가 맨날 잔소리는 하지만 저희 팀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:)